안녕하세요.
정말 오랜만의 포스트를 하게 되었는데 오래된 카메라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.
문뜩 과거부터의 사진기들을 정리하고 싶어졌기 때문이죠.
다소 ... 진부하더러도 양해부탁드리겠습니다.
(아울러 관련된 포스트는 쉽게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도록 하겠습니다.)
아주 아주 오래전 각 가정의 장롱에는 졸업식이나 입학식, 각종 가족 행사를 대비한 카메라가 귀하게 모셔져 있었습니다.
저희 집의 경우에는 ASHAHI Pentax-MX 가 터줏대감처럼 버티고 있었는데,
아버지가 구입하실 때 '상위기종인 Pentax-ME 보다 MX 가 더 이뻐서 구입했다' 는 말씀을 하시곤 했지요.
어찌됬건 집안행사가 있을 때 늘 함께 했던 카메라이고, 인화할 때까지 사진이 어떻게 나왔을 지 기대하게 끔 만든 녀석이지요.
이후 2000년 초반 디지탈카메라 붐이 시작되고, dslr 이 태동할 즈음 ... 저는 특이하게도 이 카메라를 다시 꺼내들었습니다.
'디지탈 카메라는 카메라가 아니다. 그저 전자제품이고 진정한 카메라는 필름카메라다!'
라는 이상한 개똥철학이 시발이 아니었나 싶네요.
그래서인지 예전의 멋지게 느꼈던 셔터음도 이상하게 평범하게 들리더군요.
* Pentax-MX 의 특징 *
1. 가볍고 이쁘다.
사진에서 보시는 대로 입니다. 개인적으로는 니콘의 FM2 나 F3 와는 결이 다르다고 느끼는데 디자인이 심플하고 나름 여성적인 느낌도 듭니다.
2. 완전 수동이다.
렌즈의 초점링을 돌려 중앙서클의 피사체 상이 또렸해져야 초점이 맞는 겁니다. 수동초점이죠.
게다가 사진에는 안 나와있지만 상단은 조래개 수치, 오른쪽은 셔터스피드로, 조리개 및 셔터스피드를 조절하여
셔터스피드 옆의 램프가 녹색불이 되어야 노출이 맞는 것이지요.
(사진상으로는 빨간불로 노출이 부족한 겁니다. 조리개를 더 열거나 셔터스피드를 더 늘려야 합니다.)
3. 현상과 인화의 절차가 필요하다.
디지탈 카메라와 가장 큰 차이인데 장전한 필름을 소진 후 필름의 상을 인화지에 출력할 수 있도록 현상을 해야하고
인화지에 출력하기 위한 인화의 과정을 거칩니다.
* Pentax-MX 의 단점 *
1. 거의 고정인 감도 (ISO)
실제 카메라를 사용하다 보면 필름의 감도는 통상 100 또는 200, 400, 1600 까지 사용할 수 있지만
고감도 필름의 경우 고가이고 현상시 특수업체를 섭외해야 하므로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.
(이것도 이것이 가능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.)
그래서 감도 100의 필름을 주로 사용하게 되고 이러한 상황에서 조리개 수치 - 셔터스피드의 조합은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. 빛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참으로 답이 없지요.
2. 인화, 현상의 불편함.
디지탈 시대로 넘어오면서 필름의 실제 인화지로의 인화는 드물어 졌지만, 현상은 꼭 필요한 절차입니다.
그런데 이 현상 절차가 대게의 경우 전문 업체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서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.
게다가 고감도 필름의 경우 현상업체를 섭외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죠.
그리고 이 점은 단점으로 넣기 애매한 경우인데 현상시에도 일종의 후보정(?)이 가능하여 현상시 색감을 잘 뽑아 내는 업체의 경우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.
3. 주기적인 오버홀
필름 카메라는 디지탈 카메라보다는 기계적인 부분이 많아서 주기적으로 점검 및 청소가 필요합니다.
4. 제한적인 렌즈군 및 플래시 악세사리
기본 렌즈로 50mm 1.4 단렌즈가 달려있고 발군의 성능을 보여주지만 기종이 기종인지라 렌즈나 악세사리 부분에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.
(이 부분은 필자가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지 않았서 일 수도 있으니 양해바랍니다.)
표준줌 렌즈로 사용했던 28-80 f3.5~4.5 나 망원줌 렌즈인 75-300 f5.6 은 요즘의 렌즈들과는 비교해 볼 때 너무나도 아쉬운 성능을 보여줬던 것으로 기억되고, 플래시는 결국 사용해 보지도 못했네요.
그럼에도 불구하고 Pentax-MX 가 오랬동안 기억되는 카메라라는 점은
넓은 뷰파인더와 필름 와인딩 ... 그리고 기계식 셔터음.
아련한 색감이 주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아닌 듯 싶습니다.
두서없는 포스트 양해하시고 잘못된 부분도 거듭 양해바랍니다.
마지막으로 MX 로 찍었던 사진들로 마무리를 짓도록 하겠습니다.